울주 군민들에게 친숙하고 자연스러웠던 씨름은 급격한 현대화로 개별화되고 파편화되었지만, 군민들이 했던 그 시절 그 씨름을 통해 따뜻했던 그 시절 한자락 기억을 되살리며 ‘하나’가 되었던 울주 사람들의 멋과 흥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울주 씨름이야기
영남지방에서 쓰는 우리말 가운데 서로 버티고 힘을 겨루는 것을 ‘씨룬다’고 하며, 또 서로 버티고 힘을 겨루어 보라는 말을 ‘서로 씨루어 보아라’하고, 꽤 오래 버틴다는 말을‘대기(되게) 씨룬다.’ 또는‘대기 씨루네’라고 한다. 이것으로 보아 씨름이라는 말은 타동사 ‘씨룬다’라는 말이 명사화 하여 ‘씨룸’이 되고, 다시‘씨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_ 최상수
한자말한자말 모두 두 사람이 마주잡거나 달려들어 힘을 겨루고 기술을 부려 상대편을 넘어뜨려 승패를 가리는 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음.
경상·강원·이북지역 은 ‘왼씨름 방식’으로 샅바를 오른쪽 다리에 걸고 오른손으로 상대의 허리샅바를 잡고 왼손으로 상대의 다리 샅바를 잡고 오른쪽 어깨를 맞대고하는 씨름방식이었다.
전라·경기지역에서는 ‘오른씨름 방식’으로 샅바를 왼쪽다리에 끼고 어깨를 오른쪽으로 돌려 힘을 오른손과 오른 다리에 두어하는 씨름이었지만, 경기일부에서는 ‘빠씨름 방식’으로 베로 만든 샅바로 자기의 오른팔에 몇 번 감고 상대의 왼허벅지에 동여 매어서 허리샅바는 잡지 않고 하는 씨름이었다. 마지막으로 충청지역은 ‘띠(통)씨름 방식’으로 샅바를 허리에만 돌려서 매고, 양손으로 허리샅바를 쥐고 하였다.
울주군에서는 남창장과 언양장에서 열림 씨름이 유명하였다.
특히 남창은 동해남부선이 지나가는 곳에 있어 전국에 씨름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울주군에서는 추석날 오후 또는 다음날부터 시작하여 3일동안 씨름을 하였다.
씨름장은 지역에서 형편이 조금 나은 집들과 주변 상인들의 추렴을 통해 경비가 마련되었으며, 의용소방대에서 주관을 하였다.
ㅡ 김영길장군(만75세, 온양읍 대안)
씨름은 애기씨름·중씨름·상씨름 순으로 3차례 이어졌다. 애기씨름은 아이들이 하는 씨름으로 이기면 연필이나 문구류 등을 주었다. 중씨름은 나이 제한 없는 씨름으로 이기면 상씨름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을 주었다.
상씨름은 중씨름에서 1~3번 정도 이긴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우승하면 황소 또는 황소 한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을 상금으로 주었다.
ㅡ 박두진장군(만77세, 울산남구)
씨름판에서는 재미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누가 봐도 빼빼 마르고 힘을 못 쓸것 같은 사람이 샅바를 잡은 상대 씨름 선수에게 귓속말로 "술 한잔 사줄테니 한번 져달라"고 사정을 하여 이기는 경우도 있었다. 이사람은 승리한 기쁨에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했고, 이를 보는 관객들은 배꼽을 잡으며 웃었다.
ㅡ 이종진장군(만71세, 울산중구)